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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매트릭스(Matrix)

매트릭스가 단순SF액션영화가 아닌 것은 너무 유명한 사실이고 나에게 있어 특별한 영화이다.

3년 전, 친구 2명과 대학 캠퍼스를 걸으며 '신은 존재하는가'와 '현실은 진짜 현실인가' 와 같은 철학적인 주제로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 때 대화를 나누며 스스로 허무맹랑한 소리를 하는 것 같았고 시간이 아깝다 생각했다.

왜냐하면 이런 이야기를 받아들일정도로 똑똑하다 생각하지도 않았으며 내가 신이 있다 없다를 정할 수 없고 알 수도 없다 생각하기도 했고, 여러 복합적인 이유로 그런 대화들이 싫었다.

친구들은 매트릭스처럼 우리가 느끼는 현실현실이 아닐수도 있지 않은가와 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하는데, 솔직히 말하면 나는 매트릭스가 그런 영화인줄도 몰랐고 단순히 액션영화라고 생각했다.

평소에도 그런 친구들이 곁에 있지만 나는 매사에 단순하게 생각했고 그냥그냥 하루를 보낸다는 느낌으로 살았던 듯하다.

그러던 중 언젠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어떤 계기로 인해 철학에 관심이 생겼고 그 뒤에 매트릭스를 보게 되었다.

매트릭스를 보고 생각이 180도 바뀌게 됐다고 하는건 무리가 있지만, 어느정도 나의 가치관이 변하게 된 포인트인건 확실하다.

영화에서 네오는 미래를 예언하는 오라클에게 너는 '그'가 아니라는 말을 듣는다.

모피어스는 말한다. 오라클은 너가 듣고싶어 하는 말을 한다. 이 말을, 네오는 자신의 한계를 규정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나 또한 네오처럼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라 규정하고, 노력하기를 포기한 적이 아주 많다.

매트릭스를 보고 난 후, 일을 대하는 나의 태도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생각하기 나름이라 생각했고, 내가 우려하는 만큼의 어려움이 아닌 것일 수도 있다' 라는 태도를 갖게 되었다.

나는 이 태도를 갖게 된 후에 원하는 바를 아직 부족하지만 조금이나마 이뤘다고 생각한다.

이 때 느낀 감정과 앞으로의 일을 대하는 태도가 어떤 시에 아주 잘 담겨 있어 이 글에 공유하려고 한다.

취하라!

샤를 보들레르

늘 취해 있어라. 다른 건 상관없다. 그것만이 문제이다.

그대의 어깨를 눌러 땅바닥에 짓이기는 시간의 끔찍한 짐을 느끼지 않으려거든 쉼 없이 취하라.

 

무엇에 취하냐고? 술에든, 시에든, 미덕이든, 그대 마음대로. 그저 취해 있어라.

 

그러다 이따금 궁전의 계단에서나, 도랑가 풀밭에서나, 그대 방의 적막한 고독 속에서 깨어나 취기가 반쯤 혹은 싹 가셨거든 바람에게나, 물결에게나, 별에게나, 새에게나, 시계에게나, 그 무엇이든 날아가거나, 탄식하거나, 흔들리거나, 노래하거나, 말하는 것에게 물어보라.

지금 무엇을 할 시간인지.

그러면 바람은, 물결은, 별은, 새는, 시계는 답하리라.

“취할 시간이다! 취하라. 시간의 고통 받는 노예가 되지 않으려거든 쉼 없이 취하라! 술에든, 시에든, 미덕에든, 그대 원하는 것에.”

시를 읽고 무슨 생각이 드는 지는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또한, 매트릭스를 보고 드는 생각도 각자 다를 것이다.

나는 자신의 한계에 대해 생각하게 됐으며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방법은 그 일에 취하는 것이었다.

지난 글에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을 보고 느낀 생각이 달라져 있기를 바란다라고 적었지만

이 글에 적은 생각은 나중에도 변함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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